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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취업증명서 브로커 활개
[속보, 사회] 2003년 11월 03일 (월) 21:42
[한겨레] 등록증 미제출 2만 상대
수십만원 받고 직장 알선
안산 등 점조직 형태 극성
취업확인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50만~100만원씩을 받고 증명서 발부가 가능한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브로커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체류확인신청을 한 외국인 노동자들 중 15일까지 취업확인증명서를 내지 못한 이들은 모두 강제출국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체류확인신청을 한 외국인 노동자 18만9732명 중 2만명 이상이 취업확인증명서를 내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 브로커 극성 = 3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일대 골목골목에는 ‘비법 거류자, 회사 담보’ 등 취업을 알선해 준다는 내용의 벽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생활정보지에도 비슷한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교포 최아무개(38)씨는 “벽보를 보고 찾아 갔더니 취업 알선 댓가로 55만원을 요구했다”며 “15일까지 취업증명서가 필요한 동료 노동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국동포의 집 박봉화(39) 전도사는 “취업확인서를 받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며 “취업알선을 의뢰했다 돈만 떼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취업알선업체들은 대부분 중간에 안내자를 거쳐 만남을 주선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가리봉동 ㅎ여행사처럼 공공연히 70만원의 수수료를 내걸고 ‘영업’에 나서는 곳도 있다.
◇ 묻지마 취업 = 경기도 일대의 건설현장에서 일해 온 중국동포 김아무개(42)씨는 최근 구로공단의 핸드폰 부품 제조 업체에 취업했다. 건설현장이나 식당 등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비허용업종에서 잡일을 해 온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취업확인서 발부가 가능한 ‘묻지마 취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취업증명서를 받자마자 곧바로 건설현장이나 식당 등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채용 업체들이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설자리가 없어진 용역업체들이 편법으로 브로커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고용허가에 따른 졸속 행정과 까다로운 절차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